탄허대종사기념박물관
Tanheo Memorial Buddhist Museum
한울건축 | Hanul Architects & Engineers Inc.
기둥을 한 줄로 세워 만든 일주문을 연상시키는 캐노피다. 그 아래로 108열주가 줄지어 서서 2층 메인홀로 고요하게 안내한다. 필로티 위에 떠 있는 메인홀로 진입하는 공간은 멀리 도시적 풍경을 뒤로 물리치며 일상의 영역과 비일상의 영역을 연결하는 과정이다. 다른 영역으로의 전이라는 점증적인 공간을 체험하고 나면, 반짝거리며 일렁이는 수면이 펼쳐진다. 공간을 투명하게 투시하기도 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머금기도 하는 수공간이다. 메인 홀 북측에 자리하는 물과의 조우를 시작으로 탄허 스님의 설법을 만나게 된다. 탄허 스님은 고승이자 불교학자다. 선교일체의 융합사상에 의해 선은 교의 뿌리이고, 교는 선에 이르는 율부로서 그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론하신 분이다. 기념관은 스님의 문도와 추앙하는 모든 이들이 스님의 법음이 전해지는 요람으로 삼고자 건립된 곳이다. 단순히 스님을 기리는 공간이 아니라, 그 정신과 사상과 학문을 통해 불자의 길을 수행하는 공간이다. 인재불사와 역경사업에 전념한 스승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인 동시에 스승의 유지를 이어받아 인재불사를 실천하는 강학공간인 것이다.
대모산 북사면의 개발제한구역 내에 자리한다. 높이 12미터, 면적 450평의 제한된 규정 안에 전시, 교육, 예불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방식은 ‘따로 또 하나’다. 가변성을 내재한 공간들이 다층화 되고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진입 직후 만나게 되는 메인홀과 북측의 수공간이 모빌리티Mobility를 이용한 최초의 가변적 공간으로, 대규모 행사 시 대강당과 연계되어 커다란 하나의 공간으로 작동하게 된다.
3층에는 전시 공간과 예불 공간이 자리한다. 수공간에 면해 있는 계단은 또 하나의 과정적 공간이다. 상하부를 연결하는 단순한 기능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의 전이를 암시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진입부인 좁고 기다란 선형의 공간을 시작으로, 수직의 열주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돌아 넓은 주요 전시 공간에 이르게 된다. 세 단계를 거치면서 제한된 공간 내에서 경험이 극대화된다.
전시장 맞은편에는 예불 공간이 자리한다. 목재 루버로 위요되어 있는 브리지로 이어져 있다. 브리지 너머 천창을 통해 은은하게 빛이 스며들고, 그 빛 아래 고요하게 놓여 있는 석불을 바라보며 진입하게 된다. 이 길이 세 번째의 과정적 공간이다. 예불공간은 정방형의 2층 대강당 안에 또 하나의 정방형으로 떠 있다. ‘공간 안의 공간’의 개념으로 선교일체의 공간을 상징하며 대강당과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는 두 번째 가변적 공간이다.
겹과 층으로 압축되고, 입체화 및 다층화 되면서 현대적인 표정을 하고 있을 뿐, 안내하거나 정지하는 모든 영역들이 어쩐지 익숙하다. 전통사찰에서 만나게 되는 일련의 과정적 공간들이 자연스레 떠올라서다.
작품명: 탄허대종사기념박물관 / 위치: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285번지 / 설계: (주)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박물관) / 대지면적: 1,984.28m² / 건축면적: 987.04m²/ 연면적: 1,498.58m² / 건폐율: 49.74% / 용적률: 62.98% / 규모: 지하 1층, 지상 3층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T40 포천석골다듬 및 물갈기, 적삼목, T12 실크스크린유리 / 내부마감: 구로강판, 스기목, 마천석버너, T30 포천석버너 / 설립연도: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