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부의 회현동 남산 자락에는 올해로 54년 된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자리한다. 총 325세대, 지상 10층 규모의 1개 동 건물은 서울 시내에 건설한 마지막 시민아파트이자 현재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다. 2004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위험시설로 분류된 이후 철거와 존치의 갈등 속에 존재를 유지해 온 세월이 반세기를 넘는다.
도심 흉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종종 매체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오랜 세월 표류한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에 남산을 찾는 관광객 편의를 높일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남산과 연결되는 공원과 공공 공간을 마련해 시민 문화거점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352세대 중 325세대의 보상과 이주 계약을 완료했고, 사업 방향을 확정하여 협의, 보상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다.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접근성과 경관을 모두 갖춘 서울 도심 그리고 녹지 사이에 위치한다. 이러한 부지의 장점을 살려 정원도시 서울 조성에 한몫할 남산공원 확장과 관광 편의시설의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둔다. 무엇보다 남산의 지형과 연결된 상부 공원으로 주변과의 조화를 보여 주고, 공원 하부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따라서 최상층이 될 4층에 전망공원과 테라스를 두어 서울을 조망하도록 하고, 야외 공연과 이벤트 장소로 활용한다.
3층은 북카페, 키즈카페, 휴게라운지를 갖춘 다목적 문화공간 ‘남산라운지’를 형성한다. 남산을 방문한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공연을 연중 개최할 예정이다. 지상 2층에서 지하 2층은 그동안 남산 관광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됐던 주차 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지상층에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과 기사 휴게 공간을 만들고, 지하층은 일반 승용차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현재는 남산공원 일대에 노상 형식으로 버스 주차장이 지정돼 있지만 주차 공간이 좁고, 도로 교통과 보행자 안전과 관련해 문제가 많았던 탓이다.
시는 6월 13일부터 회현제2시민아파트 도시계획 시설 결정을 추진하기 위해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 열람공고하고, 14일간 주민 의견을 모아 올해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결정절차를 시작한다. 이후 2025년 실시계획 인가, 2026년 상반기에 토지와 그 외 수용 절차를 마무리하면 2026년 내 착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는 대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계획안을 수립할 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회현제2시민아파트 정리사업을 통해 재난위험시설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고, 도심 및 남산 일대의 관광버스 주차 문제 해결과 새로운 조망명소 및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창의·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남산 일대의 새로운 시민 문화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