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를라 주택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스트라나체프 그라나도스 아르퀴텍투라
태평양을 앞마당 삼은 칠레 해변가의 모를라 주택은 공간이 경사지에서 수평으로 이어지도록 다리를 곧게 펴고 서서 풍경을 조망한다. 130m²의 작은 면적이지만 침실, 욕실, 거실, 식당, 주방의 생활 공간부터 창고, 팬트리까지 필요한 기능을 살뜰히 갖추었다. 한껏 압축된 만큼 단순한 형태인데, 여기에는 주변 환경 조건과도 관계된 사연이 담겨 있다. 북쪽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차단하며, 서쪽으로는 강렬한 태양빛을 피하는 동시에, 좀 더 부드럽게 쏟아지는 동쪽 햇살을 맞이하는 구조다. 주변에 들어설 건물의 위치까지 고려해 조망권을 확보하는 자리와 방향, 그리고 도로와의 거리를 설정하고, 프로그램을 압축 배치한 결과가 지금의 볼륨이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자재는 흑칠한 소나무 클래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