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럴 CV 제유소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알벤토사 모렐 아르끼떽떼스
올리브나무 밭과 묵직한 암석, 건조한 붉은빛 토양, 구릉 지대가 펼쳐진 자연의 땅, 스페인 가리게 지방은 올리브 재배의 중심지다. 유기농 오일을 생산하는 트럴 CV 제유소는 일렬로 줄지어 선 올리브나무가 계단식으로 배열을 이룬 경사 위에 들어섰다. 돌이 많은 언덕 지형이지만 평평한 기초 위에 사방의 주변 경관을 내려다보는 지리적 특혜를 받은 자리다.
기존에 있던 돌담을 복원하기 위해 쌓아올린 자연석으로 건물 외벽을 둘러싸고, 주변 올리브나무 밭처럼 층층이 분리한 계단식 지붕 구조가 특징이다. 그 아래 공간들은 경사를 파고 난 땅속에 숨어 있다. 경작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사지에 와이너리 같은 건물을 설계해 달라고 의뢰받았다고 하니,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적절히 살린 셈이다. 땅속 공간은 전체의 90% 정도,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공간은 계단식 건물 앞자리에 파빌리온식으로 설계되었다. 이곳은 제품을 맛보고 구입하는 리셉션 공간이자 건물 가이드 투어의 시작점이다. 토종 식물과 올리브나무가 심어져 있는 지붕은 걸어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