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렉티브 미러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조희정
자료제공 S.E.E.D 하우스
도시의 모습을 투영한 건물의 표정은 다채롭다. 도시 속 건물들은 각각의 필요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며 그들이 모여 도시 컨텍스트를 이룬다. 인간의 삶이 인공 환경의 영향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다양한 모습이 오버랩되는 풍경. 고정된 것이 아닌 유연한 장소로서의 이미지를 담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모하는 유연한 공간을 만드는 것. 콜렉티브 미러 사옥의 설계 목표다.
콜렉티브 미러는 젊은 건축주 넷이 설립한 광고회사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맞춤형 광고를 만들어 내어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시작했다.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원하는 것을 찾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유연한 집단. 이러한 이름에 걸맞은 첫 사옥 디자인에는 ‘슈퍼마켓‘의 이미지를 담았다.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고, 누구에게나 열린 친숙한 공간. 무엇보다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연관되기에 도시처럼 변화하는 유연성을 갖는 곳이다.
콜렉티브 미러 사옥은 층별로 매스가 중첩되어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도시를 바라본다. 크고 작은 격자형 창, 격자형 벽돌, 촘촘한 난간과 느슨한 난간까지 밀도가 다른 개방성을 보이며, 다양한 분절로 주변과 소통할 여지를 남긴다. 익숙한 도시의 패턴을 각각의 매스에 적용하여 장소가 가진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 준다. 그 다양함의 콜라주가 곧 건물이다. 다양한 물건의 집합인 슈퍼마켓의 이미지를 재해석해 다양한 표정을 짓는 콜렉티브 미러 사옥은 컨텍스트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장소로서 도시 속에 존재하게 된다.
건물 외부에 사용한 재료는 내부에도 등장한다. 이는 내외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데, 물리적 경계를 넓혀 공간을 확장하는 효과를 낸다. 콘크리트의 균일한 무채색을 바탕으로 층마다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여 이용자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의도를 표현하기도 했다. 정원은 계절의 변화가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시간을 덧입은 자연은 건물의 이미지와 공간의 분위기를 때에 따라 변화시키고, 이를 이용자가 감각하게끔 한다.
도시와 슈퍼마켓의 속성인 다양성과 유연함은 공공성이라는 중요한 의미와 관련된다. 건축은 건물주나 설계자 개인의 의도와 그 존재를 초월하여 공간을 사용하고 경험하는 사람들, 주변 집단, 사회와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면서 존재 의미를 갖는다.
작품명: 콜렉티브 미러 /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49-24 / 설계: S.E.E.D. 하우스 / 설계팀: 백은정, 안성현, 김희정, 박현정 / 시공: 주.공정건설 / 인테리어 시공: 주.삼화공영 / 구조설계: 주.미래에스디지 / 기계설계: 주.드림이앤씨 / 전기설계: 기술사사무소 우림전기 / 조명설계: 매버릭스 / 조경설계: 오픈니스 스튜디오 / 건축주: 슈퍼마켓크리에이티브 /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291.20m² / 건축면적: 162.66m² / 연면적: 843.85m² / 건폐율: 56.16% / 용적률: 195.20% / 규모: 지하 2층, 지상 5층 / 높이: 22.19m / 주차: 7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스토, 석재, 유리블럭, 알루미늄루버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석재, 테라조 / 설계기간: 2021.12.~2022.8. / 시공기간: 2022.8.~2024.3.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