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케 데 라 발 여름 별장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데이비드 세바스티안 아르끼떽떼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4시간 거리, 떼루엘의 작은 마을 자르케 데 라 발의 여름 별장이 있다. 일년에 단 한 번, 8월 한 달 동안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보내러 오는 세 가족의 쉼터다. 목표는 한 여름 무더위에 맞서기 위해 최대한의 그늘을 갖춘 경제적이고 기능적인 집으로, 매우 낮은 예산으로, 최소한의 수단과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어졌다.
붉은 벽돌과 목재, 그것도 헌 나무와 새 나무, 돌무더기와 콘크리트의 패치워크는 별장을 완성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지나왔음을 귀띔하는 실마리다. 오래된 헛간을 고치는 짧고 간헐적인 작업을 반복하는 동안 세 번의 봄이 지났다. 날이 좋으면 건축가가 현장에 나타나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요리해’ 완성한 별장이다.
별장은 마을을 이루는 집들의 행렬 끝자락, 과수원이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잡았다. 집은 이웃 건물을 등진 채 과수원을 향해 U자형으로 열려 있다. 경사지에 걸쳐 있어서 아래층과 위층 모두에서 지상과 연결된다. 오래된 돌벽과 나무 기둥은 원래 있던 자리에 유지했고, 인근 철거 현장에서 나온 오래된 목재를 곳곳에 재활용했다. 창고에서 발견한 세라믹 계단과 철제 물품도 있었다. 역할을 새로 부여받은 재료들은 문과 창문이 되었고, 공간을 구획하거나 난간, 셔터 등으로 자리를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