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교회
에디터 현유미 부장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오-오피스 아키텍츠
광저우 북부 교외 지역, 유럽 중세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유러피언 타운’ 테마파크 내에 15년 전 지어진 유럽풍 교회가 있다. 이 건물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대대적인 변화를 겪으며 새롭게 탄생했다. 단순한 개조나 복원에 그치지 않고, 건물을 인위적으로 ‘노후화’시켜 역사적 내러티브를 다시 쓰는 것이 목표였다.
중세 유럽 교회의 ‘시뮬라크르’로서,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 자체를 재구축해야 했다. 건축가는 교회의 실제 역사와 투영하려는 역사적 분위기, 오래된 전통 건축과 이를 모방한 현대 건축 사이의 역사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변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 속의 오래된 과거를 건물에 불어넣은 것이다.
자연적인 노후화, 즉 떨어져 나간 타일이나 광저우의 아열대 기후로 인한 마모 등이 리노베이션의 단초였다. 건축가는 단순한 해체를 넘어 건물을 유물로 탈바꿈시키는 ‘철거 예술’ 과정을 도입했다. 외장재를 벗겨내고 철근 콘크리트 지붕 슬래브를 신중하게 해체하는 과정에서 대지와 연결된 유기적인 본질이 드러났다. 오랜 세월 건물과 공존해온 반얀트리 또한 그대로 보존했다.
아치형 창문, 노출된 암석, 흙 질감 등은 층층이 쌓인 건물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철거된 자재는 교회에 인접한 ‘유물 정원’에 수집되어, 역사적 유물과 현대적 개입의 경계를 흐렸다. 원래 건축 당시의 잔해와 화강암 자갈은 새로운 조립식 바닥 패널에 통합되었다.
내부에는 강철과 나무가 교차하는 설치물이 콘크리트 지붕에 매달려, 하루 종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이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은 현지 기후와 분위기를 반영하여 서구적 양식의 교회를 다양한 시간적, 문화적 내러티브가 얽힌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방문객들은 허물어진 벽을 지나 자연 그대로의 내부로 들어가며, 햇빛과 비가 매달린 구조물 사이로 스며드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 순간, 시간을 초월한 듯한 감각에 빠져들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다층적인 공간 속에서 역사적 여정을 체험하게 된다.
Project: The “Old” Chaple / Location: Huadu District, Guangzhou City, Guangdong Province, China / Architecture, interior, landscape Design: O-Office Architects / Principal Architect: He Jianxiang & Jiang Ying / Project Architect: Cai Xinqian / Design Team: O-Office Architects_Li Ruibo, Luo qiyao, Pang Boran, Deng Yilin(intern); TFC_Jian Jun, Yang Xuming, Yang Xiaokang; HAD Lighting_Tian Huan, Hu Yankai, Tang Wei; Buncong M&E Design Consultant_Tang Guanghua, Wen Dongjie, Luo Ziwu / Client: China Tourism Group · Aranya / Constructor: Guangzhou Luban Construction Technology Group Co., Ltd. / Building and Surrounding Landscape Area: 809m² / Gross Built Area: 353m² / Structure Form: Reinforced Concrete, Steel, Wood / Design: 2022 / Completion: 2023 / Photographer: ©Wu Siming (courtesy of the archi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