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 지혜의 숲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전효진 차장
자료제공 운생동건축사사무소
도시재생은 동네에 대한 진정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소외된 장소를 찾아 새 숨결을 불어넣는다면, 다시 태어난 그 장소가 사회적 연대를 회복하는 구심점이 된다면, 도시는 스스로 치유될 것이다. 소규모 커뮤니티 시설인 ‘한내 지혜의 숲’은 노원 지역의 문화가 다시금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부지는 중랑천 변에 조성된 한내근린공원의 초입이다. 이곳에는 고장 난 분수대가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는데, 이로 인해 지역주민과 공원은 더욱 단절되어 가던 상황이었다. 또한,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지역임에도 주민들과 아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없었다. 버려진 장소를 되살릴 활력소이자, 지역민과 공원을 결합하는 매개체로서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탄생했다.
건물은 여러 개의 삼각형 프레임이 합쳐진 모습이다. 산과 숲, 나무가 도심을 배경으로 겹쳐 보이는 부지 주변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프레임들은 서로 의지하며 결합해 있다. 고립의 프레임이 아닌, 자연과 문화가 만나고, 아이와 어른이 교감하는 소통의 프레임이다.
외부만큼이나 독특한 내부 공간도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간을 이루는 기본 단위는 벽의 역할을 하는 책꽂이다. 일반적인 벽은 공간을 나눌 뿐이지만, 책꽂이 벽은 때로는 공간을 합치기도, 때로는 독립시키며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 공간을 만든다.
내부 공간에는 측면의 창 사이로 햇살이 가득 비춰든다. 주민들은 미로처럼 비슷한 공간들이 반복되는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목적성과 유목성을 동시에 경험한다. 채 100평이 안 되는 작은 공간을 통합과 순환의 개념으로 구성하여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다양한 가치를 불어넣었다.
‘한내 지혜의 숲’은 지역 주민의 즐거움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작품명: 한내 지혜의 숲 / 위치: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1-1 일원 (한내근린공원 내) / 설계: 운생동건축사사무소 (장윤규, 신창훈) / 디자인팀: 유삼열, 최수훈, 최제일, 오택준, 이희진, 임인후, 난딘 / 시공: 주.월계종합건설 / 용도: 제1종근린생활시설 (북카페, 지역아동센터) / 대지면적: 14,382 m² / 건축면적: 359.37 m² / 연면적: 359.37 m² / 건축주: 노원구청 / 규모: 지상 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사업기간: 2012.6.~2017.3. / 총 사업비: 14.91억 (건축비 11.21억, 도서 및 물품구매 3.7억) / 사진: 세르지오 피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