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 자연 놀이 뜰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 소솔건축사사무소 +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영역의 주인은 건축 공간이 아니다. 절제된 재료 및 색감, 단순한 형태의 건축은 일종의 형태 언어로서 존재하며 영역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의 시선은 건축물에 빼앗기지 않고 뜰 곳곳을 떠도는 빛과 바람과 자연의 물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소통하게 된다. 배경으로서의 건축들로 위요되어 있는 다양한 높낮이의 땅, 곧 아이들이 뛰어다닐 뜰이야말로 주인된 공간이다. 작은 건축들 사이마다 드러나는 뜰과 풍경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시각적 물리적 자극을 제공하고, 다양한 동선이 교차되면서 개방성과 연속성이 어우러지는 공간의 묘미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건축물은 주변 풍경을 경험하는 장소와 틀을 제공할 뿐이다.
아이들의 전인적 활동이 가능한 놀이 생태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한 장소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 프로그램 체계, 놀이 활동 공간, 이 세 요소의 독자적인 가치가 유지되는 동시에 중첩되어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질적 공간과 질서가 융합되어 다양한 물리적 배경이 구현되는 모습이다.





대지는 남서에서 북동 축으로 약 4%의 경사를 이루고 있다. 남서측의 언덕, 북동측의 들려진 초원, 지형을 따라 흐르는 계류 등 자연의 요소가 활용되어 뜰의 경계가 지워지고 있다. 그런 만큼 공간적 위계가 느슨하고 자유로운 편이며 어느 지점이나 빛과 바람의 이동에 관대하다. 뜰은 아이들이 머물며 관계에 눈을 뜨는 장소로, 대규모 개발로 헝클어진 자연성을 회복하여 전한다는 상징성이 크다.
각각의 활동 영역은 조성된 대지의 속성에 순응하는 고유한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 지원 및 놀이 영역은 전체 시설을 작동시키는 인프라로서 대지의 가장 낮은 영역에 자리한다.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은 하부에 감춰진 채 전면 도로와 생태 연못을 마주하고 있다. 80미터 길이의 두터운 콘크리트 파사드는 대지를 재현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반사와 투과성을 지닌 유리 마감은 구릉지가 연출하는 독특한 풍경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땅과 이어져 흐른다. 놀이동에는 내부 놀이 및 전시 프로그램, 외부의 생태 관찰 및 창작 전시 공간이 계획되어 있다.







내외부의 경계에는 전이 공간이 마련되어 활동별 및 계절별로 유연하게 활용되면서 사계절 모두 내외부 활동이 연계되도록 돕는다. 외부 공간은 분산 배치된 교육 시설로 둘러싸여 있어 보호와 관찰 속에서 아이들이 도전과 모험을 감행할 수 있다. 높은 미끄럼틀, 낮은 자연 터널, 전이 공간 등 숨고 달리며 수용 가능한 위험을 또래들과 맘껏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출입구를 지나면 바로 상자형 텃밭과 다목적 놀이 마당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의 정서 함양과 더불어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배치다. 아이들이 채소를 가꾸어 수확하고 요리하는 체험은 경력 있는 인근 주민들의 지원과 도움으로 가능하다. 아이들이 몸과 몸짓으로 깨우치고 터득하는 놀이터, 인근 주민과 아이들의 공동체성에 기초한 놀이터가 한껏 기대된다.



작품명: 내포 자연놀이뜰 / 위치: 충남 예산군 삽교읍 목리 517-17 / 설계: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 소솔건축사사무소 +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 대표 건축가: 박정환, 송상헌(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왕성한(소솔건축사사무소), 신성진, 손경민(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 프로젝트 건축가: 김유경 / 디자인팀: 정은선, 이현우, 정성욱 / 감리: 신요한 / 조경: 스튜디오이공일 조경기술사사무소 (이상수) / 시공: ㈜서영건설 / 구조엔지니어: ㈜은구조기술사사무소 / 전기엔지니어: ㈜하나기연 / 기계엔지니어: ㈜하나기연 / 건축주: 충청남도 / 용도: 노유자시설 / 대지면적: 13,223.00m² / 건축면적: 1,898.34m² / 연면적: 2,622.89m² / 건폐율: 14.36% / 용적률: 19.84% / 규모: 지상 2층 / 설계기간: 2019.04 ~ 2019.11 / 시공기간: 2020.08 ~ 2021.11 / 완공: 2021.11 / 사진: 송유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