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포레스트 김포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주리아 편집 조희정
자료제공 아키리에
오늘날 반려동물 장례 시설에 대한 인식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애완동물을 넘어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되면서, 그들의 장례 또한 가족 장례에 준하는 수준으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장례 시설의 역할 또한 화장시설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마지막 인사를 정서적으로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펫포레스트 김포’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의 작별을 보다 편안하고 품위 있게 치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펫포레스트 김포는 기존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리모델링한 프로젝트로, 기존의 단순한 기능적 공간에서 벗어나 보호자들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리모델링은 김포 외곽지역의 논밭과 공장이 혼재된 환경 속, 인접 부지 경계와의 간격이 거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리 잡은 기존 건물의 물리적 한계 속에서 이루어졌다. 화장시설을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해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건축가는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건물의 리듬감과 공간 활용을 개선했다. 다양한 높이와 크기를 가진 매스를 이용해 건물에 새롭게 리듬감을 부여했으며, 각기 다른 공간들이 효율적으로 배치되었다. 특히 상담실, 화장시설, 추모실 및 봉안당 등 3개의 동으로 구성된 건물은 단정하고 정교한 비율의 매스를 중첩함으로써 고유한 건축적 리듬을 만들어냈다.
내부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동선은 이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할만 하다. 유리로 마감된 홀과 외부 정원을 통과하는 동선으로 인해 작은 규모의 공간임에도 답답하지 않은 개방감을 유지한다. 이러한 디자인적 접근은 방문객이 공간을 이동하면서 시각적으로 확장된 공간감을 느끼는 한편, 정서적으로는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건물의 중앙에 있던 계단은 새로운 형태로 재배치해 공간의 축이 되어준다. 투명 유리로 마감된 철골 기둥은 건물을 지탱하는 동시에, 국내 반려동물 장례 업계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던 이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건물 옥상에 자리한 ‘기억의 정원’은 펫포레스트 김포의 핵심 공간으로,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슬픔을 달랠 수 있도록 설계된 치유의 장소다. 이 정원은 자연 소재와 다양한 식물들로 채워져 있다. 바닥은 잘게 부순 나무껍질로 덮여 있는데, 배수와 통기성이 뛰어나고 가벼워 건물에 하중을 주지 않으면서도 보호자들이 걸을 때 푹신한 촉감을 느끼게 한다. 펫포레스트 김포는 단순한 장례 시설이 아닌, 반려동물과의 추억과 애도를 위한 특별한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작품명: 펫포레스트 김포 / 위치: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 디자인: 아키리에 / 설계 및 감리: FBL건축사사무소 / 시공: 하우스컬처 / 조경: 베르트엠 / 용도: 반려동물 장례식장 / 건축형태: 리모델링 / 대지면적: 585.00m² / 건축면적: 175.72m² / 연면적: 320.20m² / 건폐율: 30.03% / 용적률: 57.73 % / 규모: 지상 2층 / 구조: 철골구조 / 외부마감: 스터코플렉스, 타일, 방화유리 단열창 / 내부마감: 타일, 수성페인트 / 완공: 2024 / 사진: 몽상 (김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