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탈린 건축비엔날레 파빌리온, ‘스팀펑크’
에디터 전효진 차장 편집 김예진
자료제공 귈림 잰 + 카메론 뉸햄 (포로그램) + 함수민 디자인 + 아이고르 팬틱
에스토니아 건축협회에서 주최하는 탈린 건축 비엔날레는 매회 의미 있는 이슈를 던지며 건축과 도시에 관한 생각들을 공유하는 장이 되어왔다. 2019년 9월 열린 다섯 번째 비엔날레는 ‘아름다움의 부활’이라는 주제 하에, 주제전과 심포지엄 등 다섯 가지 주요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사전에 진행된 파빌리온 공모전의 당선작 ‘스팀펑크’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에스토니아 건축 박물관 앞에 설치됐다.
멀리서 본 파빌리온은 거대한 매듭 같기도 복잡하게 얽힌 식물 뿌리 같기도 하다. 휘어지고 비틀린 형태의 파빌리온을 이루고 있는 재료는 놀랍게도 나무 패널이다. 지극히 원초적인 재료로 만들어 낸 극도의 비정형성이다. 놀라운 건 이처럼 비정형적인 형태를 만들어 낸 것이 기계가 아닌 인간의 손이라는 점이다.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만 가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기 위한 시도로, 보편화 된 자동 제작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만 해도 오히려 신선하고 실험적이다.